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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8-08 09:47 조회1,19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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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 시간에 지하철에서 학교로 가는 전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어느 노인 한 분이 다가왔다. 그리고 내게 이야기를 걸어왔는데 사정인즉 며칠 동안 밥을 못 먹었단다. 댁이 어디냐 물어보니 집이 없고 노숙한다고 한다. 언뜻 얼굴을 보니 거짓말할 만한 분은 아닌 것 같았다. 비록 관상을 제대로 보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만 원짜리가 있으면 한 장 드리려고 했는데 마침 그때 지갑에는 5만원 짜리만 있었다. 순간적으로 갈등이 되었다. 바로 이때 전철이 도착해서 그냥 지갑을 열어 5만 원을 드리고 탔다. 타기 전 밖에서 고맙다고 깎듯이 인사를 하시는 그 분을 보고 자리에 앉으면서 ‘잘했다’는 생각과 ‘혹시 속은 것 아니야?’라는 생각이 계속 겹쳐서 기분이 착잡했다. 하지만 ‘잊어버리자’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출근길, 아침 전철을 타고 경성대 역에서 내리자마자 한 분이 다가왔다. ‘저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요...’ 쳐다보니 바로 어제 돈을 건네 드린 그 분이었다. 다른 역이었지만 어제와 똑같이 접근한 것이었다. 순간적으로 ‘맞아, 어제 속았구나’는 생각과 함께 화가 났다. ‘제가 어제도 드렸는데요...모르세요? 그리고 교회에 나가세요’ 하고 떠났다. 마지막 말은 꼭 안 해도 좋을 뻔한 말이었던 것 같다. 세상에서 비둘기처럼 순결한 삶을 살기도 어렵지만 뱀처럼 지혜로운 삶을 사는 것이 때로 더 어렵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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