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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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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4-03 11:57 조회1,53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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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숨 쉴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잠깐 눈을 감고 마음으로 사랑하는 이들과 인사를 나누세요....이제 여러분은 죽었습니다. 이제 죽은 여러분의 시신을 화장해 장례를 치르겠습니다.”
이 말과 함께 관이 닫혔다. 빛이 사라지고, 주변이 고요해진다. 어디선가 흐느끼는 소리가 자그마하게 들려왔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31만 명 이상이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모든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부자도 빈자도, 노인도 청년도 예외가 없다. 최근에 죽음을 간접 체험하면서 웰다잉(품위있는 죽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고 임종 체험관이란 시설이 생겼다. 임종 체험은 한때 젊은이들의 ‘버킷리스트’ 아이템에 오르기도 했다고 한다.
임종 체험의 첫 순서는 자신의 영정 사진을 찍는 것이다. 그리고 인화된 영정 사진을 나눠 받고 영정 사진을 품에 안은 채 임종 체험관으로 들어간다. 그곳엔 장례에 사용하는 실제 나무로 만든 관이 줄지어 놓여 있다. 관을 마주하자 엄숙한 공기가 내려앉는다. 관 위에는 수의가 가지런히 놓여 있는데 수의를 입으라는 말에 유쾌하던 사람들 표정에서 웃음이 사라진다. 수의에 주머니가 없는 이유는 죽고 나면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기 때문이다. 수의를 걸치고 허리끈을 동여맨 후 관 옆에 앉으면 ‘유언서’를 작성한다. ‘더 오래 같이 살고 싶었는데, 이렇게 먼저 가서 미안해. 덕분에 정말 행복했어, 고마워….’ 여기까지 쓰는데 벌써 가슴이 울컥해진다. 휴지로 연신 눈물을 훔치며 글을 쓰는 이도 있다. 끝나면 돌아가며 유언서를 낭독한다. 낭독자의 목소리는 떨리고, 사람들 눈가엔 물기가 어린다.
이어 입관식이 진행된다. 옆에 놓인 관의 뚜껑을 내 손으로 열고 관에 반듯하게 누우면 직원이 관 뚜껑을 닫는다. 모든 것과 결별하는 순간이라는 느낌이 온몸을 감싸게 된다. 3분 가량의 입관식이 끝나고 사방이 환해지면 모두 박수를 친다. 서로의 ‘생환’을 축하하고 남은 시간 잘 살고 언젠가 잘 죽자는 의미이다. 센터 문에 붙은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우리 모두 시한부 인생입니다. 한 번뿐인 소중한 인생, 우물쭈물하다 갈 수는 없잖아요.’ 삶에는 반드시 종착역이 있다. 종착역을 종종 기억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진정 지혜로운 사람이리라.
 
전 7:2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나으니 모든 사람의 끝이 이와 같이 됨이라 산 자는 이것을 그의 마음에 둘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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